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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학번 피아노 전공 가진이 선배님. 독일 Weser Kurier 신문기사

작성자
cariddoma
조회수
3062
등록일
2013.01.02
수정일
2024.02.13
 01학번 피아노전공 가진이선배님의 기사가 독일 Weser Kurier 신문에 실렸습니다. 
드레스덴 음대에서 오페라코치과정을 졸업하시고 현재는 기사에 나온대로 브레멘에 있는 괴테플라츠극장에서 음악코치로 일하고계십니다. 음악코치나 오페라지휘 등에 관심있는 학생들은 비교적 일하는 내용이 정확하게 나온 기사라고 하니 관심있게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독일어 공부를 하는 친구들을 위해 기사 원본을 첨부파일에 첨부합니다)




정확한 소리를 위하여
무대 뒤에서 : 브레멘극장의 오페라 가수들과 함께 극중 역할을 연습하는 가진이씨
(사진 설명) 피아노에서의 작업: 음악코치 가진이씨가 브레멘극장 무대에서 리허설에 임하고 있다.

Hannah Petersohn 기자 (기사출처: Weser Kurier, 2012.12.9.)


 가진이씨는 극음악에서 팔방미인이자 배우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다. 브레멘의 극장에서 그녀는 오페라가 수들이 대사를 외우고 정확한 음정으로 연습하는 것을 돕는 것과 동시에 피아노로 반주하며 무대 리허설을 진행한다. 비록 관객은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없지만 이 음악코치는 무대 뒤에서 일하고 있다.


<브레멘>


 “이것이 너희들의 첫 시험이다!” 소리가 빈 극장에 울려 퍼졌다. 온 무대가 어둠에 잠겼다. 어두운 마룻바닥, 어두운 피아노, 어두운 배경. 음악코치 가진이씨는 피아노 앞에 앉아 지휘자를 주시하고 있다.

 가수가 “요술피리” 2막을 부르기 전 깊은 숨을 들이쉬는 동안, 피아노의 작은 체구의 아가씨가 연주시작을 위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그녀의 등은 꼿꼿히 펴 있고, 그녀의 손은 건반 위에 떠있다. 지휘자가 지휘를 시작하자 그녀의 손이 건반과 하나가 된 듯이 미끄러져간다. 그녀는 재빨리 악보를 넘겼다. 그 사이 그녀의 왼손은 건반위에서 잠시 쉬었다.


 한국에서 온 이 젊은 아가씨는 브레멘 극장의 음악코치다. “나는 가수가 정확한 가사와 음정으로 노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해요.” 가진이씨가 말한다. 그녀는 소리가 너무 높거나 낮진 않은지, 혹은 너무 크거나 작진 않은지 주의깊게 들었다. 리허설에서 누군가 부족한 파트가 있으면 그녀가 그 파트를 대신해 노래를 부른다. “아쉽게도 나는 노래를 잘 못해요. 언제나 소리가 약간 어긋나있죠.” 그녀가 고백한다. 가끔 그녀는 오케스트라피트가 아닌 무대 뒤에서 연주해야하는 음악가들을 위해 지휘하기도 한다. 물론 지휘자를 찍는 카메라가 있고 모니터를 통해 무대뒤에서도 그를 볼 수 있지만, 음악가들이 정확하게 지휘를 알아보기가 힘들때에는 그녀가 모니터의 지휘자를 보고 최대한 그와 같게 따라 지휘한다. 또한 리허설에서 그녀는 객석에서 음향을 체크해야한다. “오케스트라피트 안에서는 관객에게 어떻게 소리가 전달되는지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멜로디와 음악의 조화는 반드시 정확하게 맞아야 한다.


 리허설은 최대 4시간동안 진행된다. 하루에 2번의 리허설이 있다. 1주일에 6일. 오늘 밤은 첫 씬만 거의 10번 정도 반복했다. 힘든 일이다. 10주 전부터 그녀의 일은 시작 된다. 첫 4주는 음악연습에서, 6주는 액팅(연기)연습에서 반주를 한다. '코지 판 투테’, ‘마탄의 사수’ 혹은 ‘요술 피리’등이 동시에 연습이 진행되면 가진이씨는 매 연습때마다 각각 다른 음악, 다른 가수들, 다른 총보의 요구사항 등에 적응해야 한다.

 리허설 도중 기다리는 것이 짜증날정도로 힘들 수 있다. 그러면 그녀는 피아노 의자에 책상다리로 다리를 꼬아 가벼운 몸으로 균형을 잡고 앉아서 핸드폰을 두드리며 텀블러의 음료를 홀짝이거나 배우들과 속삭이듯 대화한다. 그들은 조연출의 지시나 리허설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다가 종종 그녀에게 오곤 한다. 그녀는 “난 이 공동작업이 너무 좋아요." 라고 말한다. 파파게노를 맡은 가수가 그녀 곁에 앉아 건반을 달그락 거렸다. 그녀는 시시덕거리거나 미치광이 피아니스트인냥 우스꽝스러운 얼굴표정을 짓고 팔을 높이 올렸다가 손을 건반에 거의 떨어뜨리다시피 연주하는 시늉을 한다. 그러다가 지휘자가 다시 손을 올리자, 동료와 함께 즐겁게 웃던 젊은 아가씨는 다시 고도의 집중력을 보였다.

그러다 한번은 지휘자의 사인을 놓쳐서 급하게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는데, 실수로 틀린 조로 치고 말았다. 지휘자가 놀리며 말했다: "여기 악보 처음에 이거 보이죠? 이게 조표에요."


항시 대기중


 가진이씨는 무대 위에서 리허설을 할 때 주로 일을 한다. 그러나 공연할 때도 무대 뒤에서 그녀는 대기 상태에 있다.

 “누군가 못오게 될 수도 있거든요." 그녀가 말했다. 반주자는 모든 종류의 건반악기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 ”피아노, 일부러 잘못조율한 피아노, 오르간.” 그녀가 하나하나 세어나갔다. 하지만 그녀는 마술피리의 글로켄슈필은 실제 공연이 아닌 리허설때만 친다고 했다. “아쉽죠. 글로켄슈필 치는걸 좋아하거든요. 마치 장난감피아노처럼 생겼는데 실제 소리도 그래요.” 그녀는 6살 때부터 피아노를 쳐왔다.

 그녀는 한국에서 성장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전형적인 공무원이셨다. 딸의 음악공부는 크게 염두 해 두지 않고 기자나 군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셨다. 그녀가 말하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하기싫으면 진짜 게으름 피우며 아무것도 안하거든요." 목사인 그녀의 어머니는 딸의 소원에 항복하고 그녀를 지지하셨다. “저희 엄마는 노래를 많이 불러줬어요. 아마 가수가 되고 싶으셨나봐요” 가진이씨가 말한다. 그녀는 가족 중 유일한 음악가이다.

 한국에서 피아노전공 학사과정을 지내는 동안 그녀는 동료들과 함께 오페라동아리에서 활동했다. 그 전에는  음악극에 거의 관심이 없었단다. “한국에서 오페라는 주로 부유한 사람들을 위한거에요. 제작비나 관람료가 매우 비싸죠.” 그녀가 말한다. 그래서 그녀 역시 독일에 와서 드레스덴 음대에서 오페라 코치를 전공했다. "당시에는 구동독 지역에만 오페라코치 과정이 있었거든요" 가진이씨가 설명했다.

 그녀는 2008년부터 브레멘극장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에는 한 동료를 대신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다 정식으로 채용되어 현재는 2년 계약으로 일하고있다(주: 독일에서는 보통 솔리스트성악가, 지휘자, 음악코치들이 정규계약으로 일하며 계약이 만료되면 재계약을 하거나 다른 극장으로 이직하기도 한다). "정규멤버로 3번째 시즌이예요.” 그녀가 말한다. 가진이씨는 브레멘 극장의 4명의 피아니스트 중 1명이다. 그녀의 계약은 2013/14시즌까지 지속된다. “아무도 미래를 알 수 없어요. 어디로든 갈 수 있죠.”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저소득층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오페라를 대중적으로 만들고 싶어요.” 그녀가 말한다. “제 일은 저한테 주어진 선물과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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